- 저자
- 위화
- 출판
- 푸른숲
- 출판일
- 2022.12.02
안녕하세요! 준냉의 문학 읽고 후기를 들려드리고자 합니다. 중국의 세계적인 작가 위화(余华)의 8년 만의 대작, 《원청(文城)》의 줄거리를 소개해 드릴게요. 이 소설은 한 남자의 지고지순한 사랑과 기다림을 통해 격동의 시대를 살아낸 평범한 사람들의 파란만장한 삶을 그려냅니다.
《원청》은 크게 1부와 2부로 나뉘어, 주인공 린샹푸와 그가 평생 찾아 헤맨 여인 샤오메이의 시점을 교차하며 전개됩니다.
위화, 《원청(文城)》 줄거리
1부: 린샹푸, 약속의 도시 '원청'을 찾아
소설의 주인공 린샹푸는 중국 북방 출신의 부유하고 성실한 목수입니다. 평온하게 살던 그의 삶은 어느 날 밤, 하룻밤 묵어가기를 청하는 아창과 샤오메이라는 남매를 만나면서 송두리째 바뀝니다. 오빠인 아창은 곧 떠나고, 갈 곳 없던 샤오메이는 린샹푸의 집에 머물게 됩니다.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사랑에 빠져 부부의 연을 맺고, 딸 **'린바이자'**를 낳으며 행복한 나날을 보냅니다. 하지만 행복은 길지 않았습니다. 샤오메이는 어느 날, 갓난아기인 딸과 린샹푸의 막대한 재산인 금괴를 남겨둔 채 "원청에 다녀오겠다"는 말 한마디만 남기고 홀연히 사라집니다.
린샹푸는 그녀가 말한 단 하나의 단서, '원청'이라는 도시를 찾아 딸을 업고 기약 없는 남쪽으로의 여정을 시작합니다. 하지만 그 누구도 '원청'이라는 도시에 대해 알지 못했습니다. 기나긴 수소문 끝에, 그는 샤오메이의 말투와 생활 방식이 꼭 닮은 남쪽의 작은 마을 '시진'에 다다릅니다. 린샹푸는 이곳이 샤오메이가 말한 원청이거나, 그 근처일 것이라 믿고 정착합니다.
그는 시진에서 목공 기술로 자리를 잡고, 딸을 키우며 성실하게 살아갑니다. 그가 사는 동안 시대는 청나라가 무너지고 중화민국이 들어서는 혼란의 시기였고, 마을은 군벌과 토비(土匪, 도적떼)의 위협에 시달립니다. 린샹푸는 온갖 역경 속에서도 인간의 도리를 지키며 마을 사람들과 깊은 유대를 쌓지만, 평생토록 샤오메이를 그리워하며 그녀의 소식을 기다립니다.
그러나 그의 기다림은 끝내 이루어지지 못하고, 린샹푸는 토비와의 싸움에서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합니다.
2부: 샤오메이의 또 다른 이야기
2부에서는 독자들이 알지 못했던 샤오메이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펼쳐지며 모든 비밀이 밝혀집니다.
사실 샤오메이와 아창은 남매가 아닌 부부 사이였습니다. 봉건적인 시댁의 학대를 견디다 못한 샤오메이는 남편 아창과 함께 야반도주를 감행했습니다. 유랑하던 그들은 우연히 부유하고 선량한 린샹푸를 만났고, 살아남기 위해 그를 속일 계획을 세웠던 것입니다. 샤오메이가 린샹푸의 아이를 낳고 그의 재산을 가지고 떠나는 것은 모두 아창과 미리 계획했던 일이었습니다.
린샹푸를 떠난 샤오메이는 아창과 재회하지만, 그들의 삶 역시 고난의 연속이었습니다. 결국 그녀 또한 병으로 세상을 떠나고 맙니다.
결말: 엇갈린 운명
소설은 비극적이지만 운명적인 장면으로 막을 내립니다. 린샹푸의 관이 고향으로 돌아가기 위해 배에 실려 강을 따라 북쪽으로 향하던 중, 우연히 남쪽으로 향하는 배 한 척과 스쳐 지나갑니다. 그 배에는 바로 샤오메이의 관이 실려 있었습니다.
평생을 서로를 찾아 헤맸던 두 사람은 살아생전에는 재회하지 못했지만, 죽어서야 강 위에서 찰나의 순간 동안 함께하게 된 것입니다. '원청'은 지도에는 존재하지 않는 도시였지만, 한 사람의 인생을 전부 바쳐 도달하고자 했던 약속이자 희망의 상징으로 남게 됩니다.
이 소설은 한 개인의 사랑 이야기를 넘어, 격동의 시대를 살아간 민중들의 삶과 운명, 그리고 인간의 숭고한 사랑과 연대 의식을 깊이 있게 그려냈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위화 작가 특유의 담담하면서도 가슴을 울리는 문체로 큰 감동을 선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