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독서/문학

앵무새 죽이기

by 무명의 지식 2025. 6. 12.
 
앵무새 죽이기
이미 국내에 소개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준 소설 "앵무새 죽이기"의 영문학자 김욱동 교수 완역본. 사람을 무시하고 차별하는, 모든 어른들의 편견을 향한 아이들의 외침을 그린 이 소설은 1960년 출간 이후 미국 전역에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으며 퓰리처상을 수상한 이후 전세계에 40여개 언어로 번역되었다. 성장소설적 구조 속에 명백히 억울한 누명임에도 흑인이라는 단 하나의 이유만으로 유죄가 되는 미국 남부 사회 어른들의 편견어린 사고 방식에 대한 비판
저자
하퍼 리
출판
문예출판사
출판일
2008.07.10
하퍼 리의 『앵무새 죽이기』: 정의, 편견, 그리고 순수의 상실

하퍼 리의 퓰리처상 수상작 『앵무새 죽이기』(To Kill a Mockingbird)는 1930년대 미국 남부의 작은 마을 '메이컴'을 배경으로, 어린 소녀 '스카웃 핀치'의 눈을 통해 인종차별, 사회적 불의, 그리고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깊은 통찰을 담아낸 소설입니다. 이 작품은 한 변호사의 용기 있는 변론과 아이들의 순수한 시선을 교차시키며, 사회에 만연한 편견과 증오 속에서도 희망과 양심을 지켜나가는 것의 중요성을 이야기합니다.

줄거리 요약

이야기는 6살 소녀 진 루이즈 핀치, 통칭 '스카웃'이 그녀의 오빠 '젬'과 함께 어린 시절을 회상하는 형식으로 전개됩니다. 변호사인 아버지 '애티커스 핀치'의 가르침 아래, 두 아이는 여름마다 찾아오는 친구 '딜'과 함께 평화로운 나날을 보냅니다. 아이들의 주된 관심사는 세상과 단절된 채 집 안에만 사는 미스터리한 이웃 '부 래들리'를 밖으로 끌어내는 것입니다.

마을의 평온은 애티커스가 백인 여성을 성폭행했다는 누명을 쓴 흑인 '톰 로빈슨'의 변호를 맡게 되면서 깨집니다. 당시 인종차별이 극심했던 남부 사회에서 흑인을 변호하는 것은 엄청난 비난과 위협을 감수해야 하는 일이었습니다. 스카웃과 젬은 아버지가 '깜둥이 애인'이라 조롱당하는 것을 목격하고, 집 앞에는 위협적인 무리가 찾아오는 등 마을의 추악한 민낯과 마주하게 됩니다.

애티커스는 재판에서 톰 로빈슨이 무죄라는 명백한 증거들을 제시하며 논리적이고 설득력 있는 변론을 펼칩니다. 그는 톰을 고발한 백인 여성 마옐라 이웰이 사실은 가난과 무지, 그리고 아버지의 폭력에 시달리는 피해자임을 드러냅니다. 하지만 뿌리 깊은 인종적 편견에 사로잡힌 백인 배심원단은 결국 톰에게 유죄 평결을 내립니다. 절망한 톰은 탈옥을 시도하다 사살당하고, 핀치 남매는 세상의 부조리함과 인간의 잔인함에 큰 충격을 받고 순수함을 잃어갑니다.

톰의 무죄를 믿었던 사람들에게 앙심을 품은 마옐라의 아버지 '밥 이웰'은 결국 스카웃과 젬을 공격합니다. 어둠 속에서 아이들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순간, 지금껏 두려움의 대상이었던 '부 래들리'가 나타나 아이들을 구하고 밥 이웰을 막아섭니다. 이 사건을 통해 아이들은 아버지가 항상 강조했던 "그 사람의 입장이 되어보지 않고서는 그 사람을 진정으로 이해할 수 없다"는 말의 의미와, 겉모습으로 사람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온몸으로 깨닫게 됩니다.

주제와 상징

『앵무새 죽이기』는 제목에서부터 핵심 주제를 암시합니다. 소설 속에서 애티커스는 아이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앵무새를 죽이는 건 죄가 된단다. 앵무새들은 우리를 위해 아름다운 노래를 불러줄 뿐, 해로운 일은 전혀 하지 않거든."

  • 앵무새 (Mockingbird): 소설에서 '앵무새'는 아무에게도 해를 끼치지 않는 무고하고 선량한 존재를 상징합니다. 흑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억울한 누명을 쓴 '톰 로빈슨'과, 세상의 편견 속에 갇혀 지내지만 아이들을 위험에서 구해준 '부 래들리'가 바로 대표적인 '앵무새'입니다. 이들을 해치는 것은 곧 순수와 양심을 파괴하는 행위입니다.
  • 정의와 용기: 애티커스 핀치는 승산 없는 싸움인 줄 알면서도 자신의 신념과 양심에 따라 톰 로빈슨을 변호합니다. 그는 단순한 법률가가 아니라, 불의에 맞서는 진정한 용기와 도덕적 용기를 상징하는 인물입니다.
  • 편견과 성장: 스카웃과 젬은 톰 로빈슨의 재판 과정을 지켜보며 인종차별의 잔인함과 사회의 위선을 깨닫고, 두려워했던 부 래들리의 진실한 모습을 알게 되면서 정신적으로 성장합니다. 이 소설은 결국 한 소녀의 성장기이자, 한 사회가 고통스러운 과정을 통해 성숙해져야 함을 역설하는 이야기입니다.

결론적으로 『앵무새 죽이기』는 인종차별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어린아이의 순수한 시선으로 풀어냄으로써, 시대와 공간을 초월하여 독자들에게 정의란 무엇이며, 편견 없는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한 깊은 울림을 선사하는 영원한 고전입니다.

728x90
반응형

'독서 > 문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장미의 이름  (8) 2025.06.12
파이 이야기  (1) 2025.06.12
연금술사  (1) 2025.06.12
작별인사  (2) 2025.06.11
연을 쫓는 아이  (1) 2025.06.11